정연주 전 사장 시절 KBS는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렸다. 그런데 불과 2년도 채 안되는 기간 만에 KBS는 ‘정권의 김비서’, ‘나팔수’로 불릴 정도로 신뢰도가 추락했다. KBS의 이 같은 신뢰도 추락은 정연주 전 사장 축출 이후 ‘청부사장’ 이병순씨 체제를 거쳐 ‘특보사장’ 김인규 씨 체제로 이어지며 보도프로그램의 권력감시·정권비판 기능이 ‘거세’됐기 때문이다.이병순·김인규씨 체제의 KBS 보도는 심층성 저하, 민감사안 침묵, 연성보도 증가, 대통령 띄워주기 행태 등 퇴행적 행태를 보였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권과 관련된 보도에서 KBS는 유독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우선 KBS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은 ‘띄우기·감싸기·두둔하기’에 앞장섰다. 일례로 이 대
사법부 독립성의 침해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조두순의 양형에 대해 고등법원장들을 질타하였고 새해 들어서는 강기갑 무죄판결을 두고 ‘사법개혁’을 거론하며 국회가 법원행정처장을 질타하였다. 또 용산참사 사건기록 공개 및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 무죄판결 등을 두고도 국회의원들이 분노를 토해내고 있다. 법관의 임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들이 개별사건의 법리판단이나 사실판단에 대하여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명백히 법관독립의 침해이다. 그러나 언론이나 시민단체들 또는 일반인들이 조두순의 양형이나 강기갑 판결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 특히 대법원이 최근 강기갑 판결에 대한 보수언론의 논조에 대해서 ‘사법부의 독립 침해’를 운운하며 민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막식에서 입장했던 모든 국기 중 붉은색 바탕의 별 다섯 개가 새겨진 중국의 국기는 가장 높게 휘날렸고, 모든 언론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국기를 들고 입장한 자가 야오밍이었기 때문이었다. 야오밍은 160cm의 단신인 덩샤오핑이 그려왔던 꿈, 즉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고자 했던 그 꿈을 가상적으로 실현시킨, 중국의 영웅이었다.농구의 탄생과 NBA의 세계화 전략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농구는 1891년 청년기독교연합(YMCA)에서 체육을 가르치던 제임스 나이스미스(J. Naismith)가 젊은이들로 하여금 “근육질의 기독교 정신(muscular christianity)”이란 비전을 품게끔 하고자 고안한 스포츠다. 올해로 120년의 역사를 가지게 된 이 농구는
기사를 살펴보면 이 판결은 아마도 법원이 "PD수첩의 보도는 공익적인 목적을 띄고 있다.", "PD수첩 제작진이 의지를 가지고 사실을 조작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라는 판단을 내려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법 공부를 안 해서 더 정확하게 정리는 안 되는데, 여하간 그렇다.) 법원 판결은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의 관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다. 법원이 하는 일들은 그보다 훨씬 더 기술적인 것들이다. 그런 면에서 PD수첩측 변호사의 "보도가 '진실'임이 밝혀졌다." 드립이 적절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리고 언론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겠고. 하지만 개별사건을 넘어 사회의 담론의 흐름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라면, 법원이 그런 실체적인 판단을 내려주는
1월 20일, 용산참사가 정확히 1년 전 오늘의 일이다. 1년이 어떻게 흘렀나 싶을 만큼, 딱 그 만큼 오늘도 뉴스가 어지럽고 세상은 평온하다. 조중동은 판사들의 복잡한 뇌구조를 '우리법연구회'라고 하는 하나의 명사 아래 굴복시켜 솎아내기 위한 패악을 계속하고 있고, 교과부는 전교조 교사가 많으면 수능 점수가 떨어진다는 유사 우생학적 결과를 통계랍시고 발표했다. 20대 여성 10명 가운데 7명이 성형을 꿈꾼다고 하고, 왜 그랬는지 이혁재는 술집에서 종업원을 때렸다고 한다. 옆자리에선 연말정산이 한창이고, 새로 나온 SM5의 전단지가 돌고 있다. 용산은 겨우겨우 합의란 것에 이뤘지만, 오늘도 왕십리에선 철거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 지구 온난화가 동아시아에 한파를 몰고 왔다는
'크루그먼의 경제학’(시그마프레스 2008.) 초반 부분을 보면 ‘유인’(Intensive)이란 단어가 나온다. ‘행동을 변화 시킨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그 어떤 것이다.’라고 나와 있다. 만약 단골서점보다 책값이 10% 정도 싼 인터넷 서점을 알아 그 곳에서 책을 산다면 또는 옷이 선착순 50% 세일이라는 말에 아주머니들이 육탄전을 벌인다면 이건 새로운 유인을 가져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킨 좋은 예가 될 것이다.내가 책을 읽고 이해한 바로는 그렇다. 그런데 왜 갑자기 경제학도가 아닌 베이스볼 오타쿠가 경제 개념을 이야기 하냐고? 오늘 이야기 할 주제인 ‘무승부=패’의 존속에 유인 이야기가 들어가기 때문이다.지난 12일 있었던 2010년 제 1차 이사회를 앞두고 많은 야구인 들이 주목했던 안
1.'정당'과 '팬덤'은 같은 것인가?2.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리고 확실히 소리에 비해 소문이 요란했던 친노신당 아니 국민참여당이 드디어 떴다. 재림한 노란 물결은 거침없이 '노무현 정신'의 귀환을 요구했다. 이란 민중가요가 불린지도 30년은 훌쩍 지났을 텐데, 그들은 여전히 '사람 사는 세상'을 목 놓아 불렀다. 3. 대통령이라고 하는 명사는 특수하다 못해 희귀하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그 명사를 획득했던 이는 MB까지 딱 열 뿐이다. 그 10개의 명사들이 가로 세로로 엮여 근현대사가 이뤄져있다고 해도 무리는 없다. 그리고 그 10개의 명사는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각각의 팬덤을 여전히 갖고 있다. 4.'대통령 노무현'이 그 10개의 명사 중에서 가장 감각적이란,
방송이 완벽히 장악됐다. MBC 만 빼고. 그것마저 무릎을 꿇리기 위한 온갖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군사정권 때 빼고 지금처럼 '초록이 동색'으로 방송의 여론이 획일했던 적이 있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역설적으로, '여론 다양성' 차원에서 종합편성채널 도입이 필요하다고 내세웠던 MB 정권의 논리는 지금이야말로 적실성을 갖는지도 모른다. 정작 필요한 건, '조중동'이 아니라 나 등이 방송뉴스채널을 운영하는 것이라는 얘기다.현재의 수신료 인상='조중동' 소유 종합편성채널에 건네는 뇌물 조성방송이 완벽히 장악된 상황에서, '리틀 MB' 김인규 KBS 새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해 720억원이나 되는 흑자가 발생했음에도, 수신료 인상
일반적으로 질병에 걸린 이들은 그들이 놓인 위치나 상황 때문에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할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그들은 사회적 편견과 힘겹게 싸워나가야 하며, 때로는 자존감이 훼손될 정도로 타인으로부터 멸시 당하기도 한다. 특히 몇몇의 질병들은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성 생활, 위생 그리고 심리적 불안정과 관련된 질병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것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기보다 문란한 성생활, 지저분함 그리고 성격 이상 등의 개인적 잘못을 통해 야기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개인 책임이라는 문제는 특정 질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낳는 중요한 원인이다. 자기 관리가 인생의 과제로 여겨지는 당대에는 과거에는 비난받지 않던 심장계통의 질환에 대해서도 지나친 다이어트나 약물 복용과
너나 잘 하세요노나라의 실질적인 통치자였던 계강자가 어느 날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백성들이 도둑질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당신이 도둑질하지 않으면 설사 상을 준다 해도 백성들이 도둑질하지 않을 게요.”계강자로서는 참으로 어이없었겠지만 공자가 이렇게 불친절하게 대답한 데는 까닭이 있다.계강자는 본디 계환자의 아들로 후계자의 자리를 이어 받았지만 그 방법이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자가 보기에 계강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남의 자리를 빼앗은 큰 도둑이었다. 그런 그가 백성들의 작은 도둑질을 다스리려고 하니 백성들이 따를 리 없다.결국 공자는 정통성이 없는 권력은 백성들의 승복을 얻어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이웃 위나라의 임금이
최근 사내에 매우 중요한 경영컨설팅의 일환으로 사내전산망인 코비스에서 설문조사가 실시중에 있습니다. 이번 컨설팅은 수십억이 소요되며, 향후 KBS의 미래에도 중요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은터라 설문에 참여하기 위해 열어본 첫 번째 설문내용을 보고 매우 당혹스럽고 몇 가지 사안에 대해 궁금하기 이를데가 없는 상황입니다. 요지는 ‘KBS에 회사에 의해 제시된 비전과 조직가치라는 것이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비전이란 조직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임무에 부합하여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의 미래상을 말하는 것으로 KBS의 경영목표나 방송지표와 같이 한 해 단위로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구글의 비전은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이를 보편적으로 접근하고 사용하게 하는 것(To organ
2010년 새해 들어 예멘이 새삼스럽게 국제적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의 대태러 전쟁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예멘에서 대테러 전선을 넓히면서 ‘새로운 전쟁’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3월 한국인 여행객들을 폭탄테러로 살해한 예멘의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AQAP)’ 조직이 ‘성탄절 항공기 테러’ 미수사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이 AQAP에 대한 보복 공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범인으로 지목된 나이지리아 출신 대학생 압둘무탈라브가 실제 범인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서방 정보당국의 무책임한 대응도 의혹을 받고 있다.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접한 예멘 북쪽 국경지대 사다 주(州)는 사실상 전시상태다. 사다 주 일대는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
새해 방송을 준비하다가 정채봉시인의 이라는 시를 발견했다. 오래 전에도 두어번 읽어보고 퍽 공감했던 시로 기억되는데 새해를 맞아 다시 감상하니 의미가 새로웠다. 첫 마음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9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접속하니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Big Unit officially ends 22-years career'(빅 유닛이 공식적으로 22년의 경력을 마감한다.)랜들 데이비드 존슨(Randall David Johnson) 우리에게 랜디 존슨 또는 빅 유닛으로 알려져 있는 이 괴물이 한국시간으로 1월 6일 은퇴를 선언하였다. 5,000천 탈삼진에 125개를 남겨둔 채로 말이다.그는 통산 300승을 기록한 스물네 번째 투수였고 불혹에 최고령 퍼펙트게임을 기록하기도 했다. 양대 리그에 싸이 영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내셔널 리그의 경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접했고 커트
세종시가 '정치'의 문제가 아닌 '정책' 사안이라는 MB의 말에 수사적인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진심으로 그렇게 착각하는 것은 온전한 그의 자유의지이고, 그의 진심어린 착각의 순도가 높을수록 그는 철수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진영 논리를 좀 벗어나 보면, 정파적 동질성을 취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면, 세종시 문제의 경우 모종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할 순 있겠지만, 정책 사안으로 이해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세종시는 '정책'이 아니다. 이건 순도 100% 정치이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MB때문은 결코 아니지만, 이 난데없는 세종시발 정치의 엄동설한은 순도 100% MB 때문이다. 기구한 세월을 척박하고 가련한 정치적 운명으로 살아 온 세종시를 어느
설마했다. 지난해 12월1일 MBC ‘4대강과 민생예산’이 방영되고 나서 시청자게시판에는 PD수첩을 걱정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의 4대강 사업 대응 담당 보좌관인 필자는 당시 방영된 PD수첩을 유의 깊게 보고, 혹시 또 PD수첩이 MB 정권의 탄압을 받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관련기사▷ PD수첩의 직격탄, 또 된통당할까 걱정) 걱정은 하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은 “설마”하는 마음이었다. 정권이 아무리 용감무쌍하고 방통위가 그토록 무모하더라도 이 정도 수준의 비판적 프로그램에 또 손을 댈까하는 심정이었다. 기우일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파격적인 탄압 행보에 뒤통수를 맞았다. 필자가 순진했던 것이다. 많은
교원평가제는 2000년 2월 당시 문용린 교육부장관이 처음 교원평가제 도입의 뜻을 밝힌 이후 10년간 도입에 따른 문제점과 시행절차와 방법 등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사안이다. 이에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종걸 위원장은 2009년 10월, `6자 협의체의 논의를 통한 법제화' 의사를 표명했고 이어 지난 1월7일 여야 의원과 한국교총, 전교조, 학부모 단체 두 곳 대표 등 6인으로 구성된 ‘교원평가제 법제화를 위한 6자 협의체’를 공식 출범하였다. 그런데 국회에서 6자협의체가 첫 회의를 개최한 이튿날인 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일방적으로 오는 3월부터 전국 모든 교원들을 대상으로 교원의 능력과 실적을 평가하기 위한 교원평가제를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절차상의 문제는 침묵 국회에서 ‘
이 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목표가 ‘중도실용’에서 슬그머니 ‘녹색성장’으로 바뀐 모양이다. 녹색성장과 연관성이 없는 사회-경제정책에도 ‘그린’이니 ‘녹색’이 하는 말로 포장하니 말이다. 기업들도 정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열심히 ‘그린’, ‘그린’을 따라서 합창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생활양식을 바꾸겠다는 구체적 방안은 들리지 않는다. 이제 모든 인류가 지구온난화를 피부로 느낄 듯하다. 혹서, 혹한, 가물, 홍수 등 기후변화, 철새의 이동경로 변화, 식물의 서식지 변화 따위가 그것을 말하고도 남는다. 코펜하겐 기후변화총회에서는 정치인들의 화려한 말의 성찬은 있었지만 성과는 너무 초라하다. 더 늦기 전에 새해부터라도 지구촌이란 공동체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연변화의 경고를 겸허하게
의연하고 당당하라 했다고 한다. 세종시에 관한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은 흡사 50년대 한일전 원정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향한 감독의 메시지와 같다. 뒤에 숨겨진 말은 행여나 ‘승부가 틀어지면 함께 죽자’쯤 될 것이다. 합리적인 토론과 절차적인 정당함에 근거하여 추진하면 그 뿐일 정책 수행 과정이 ‘의연’과 ‘당당’이라고 하는 지사적인 비장함으로 과포장되는 상항은 그렇다. 세종시가 이미 합리성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사와의 대화, 국가의 백년지계를 유독 강조하고 있는 MB의 수사는 그 자체로 이성에서 많이 일탈한 초조한 자기감정의 과잉된 고백일 뿐이다. 언젠가 MB의 세종시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어쩔 수 없이 정치 공학 차원의 전개와 결론을 맺을 수밖에 없을
인간을 동물로 만들 수 있을까? 인간이 동물이 될 수 있을까? 새해 벽두부터 웬 공상이란 말인가? 경인년이니 인간을 호랑이로 종 전환이라도 시켜보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전우치’와 ‘아바타’를 보고서 꿈속을 헤매는 듯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인가?아니다. 다시 장례식을 치루는 용산 참사 희생자를 생각하니,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히틀러가 불현듯 떠올라서 던진 질문이다. 아렌트가 쓴 『전체주의의 기원』을 읽어보면, 강제수용소는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었다. 수용소는 인간을 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품위를 떨어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을 ‘단순한 사물로 만드는 실험’을 하기 위한 곳이었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 ‘파블로프의 개’가 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장소였다.이